옛날 음악교과서 NWC 파일 여덟 번째 올립니다.
이번에는 장수철 시에 김대현 작곡의 들국화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이 곡은 특히 1970년대 말에 성악가 엄정행이 불러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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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자 장수철에 대하여
시인이면서 아동문학가인 장수철(1916-1993)은 평양에서 출생하였고, 조선 중앙일보에 시부에 당선된 후 ‘시건설’의 동인으로 등단하였다. 그는 시와 동요 창작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그의 서정시 작품집으로 ‘서정부락(抒情部落,1960년)’과 ‘관악산(冠岳山)의 뻐꾸기,1971년)’가 있으며 동시집으로 ‘엄마가 그리울 때(1985)’에 펴 냈다. 이 외에도 희곡 작품과 번역서도 여러 권 있는데, 포송령의 ‘요재지이’와 ‘파브르 곤충기’를 번역하기도 하였다. 이 곡이 나올 때에는 정태민이라는 필명으로 발행되었다.
작곡가 김대현에 대하여
김대현(1917-1985)은 흥남 출신의 작곡가이다. 일본 데이코쿠 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오오키, 쓰가와에게 사사(師事)하였다.그는 관북 관현악단과 원산실내악단을 지휘하였고, 해방 후에 서라벌 예술대학 음악과정을 역임하였으며 중앙대학교를 정년 퇴임하였다. 만년에 기독교에 귀의하여 성가곡을 작곡하였다. 그의 오페라 작품으로 ‘콩쥐팥쥐’가 있고, 오페레타 ‘사랑의 신곡’, 칸타타로 ‘그로리아’와 ‘성웅 이순신’ 등이 있으며 40여 편의 영화음악도 작곡하였다. 가곡으로 ‘자장가’와 ‘들국화’는 서정적이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선율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사]
흰 구름이 떠도는 가을 언덕에
한 떨기 들국화가 피고 있는데
그 누구를 남 몰래 사모하기에
오늘도 가련하게 구름만 본다
실바람이 불오는 가을 언덕에
말없이 들국화가 피고 있는데
그 누구도 안오는 외로운 속에
오늘도 가슴태워 기다려 본다
나는 대학 3학년이 되어서야 대학합창단에 가입했었고,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많은 곡을 연습하고 불렀다. 한 번은 이 노래를 누가 편곡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나 4부로 고쳐서 불렀다. 서정성이 빼어나고 곡의 흐름이 아름다워서 무척 좋아했다. 당시에 교회 성가대의 지휘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졸업하기 전 성가대원에게도 저녁 연습 때 이 곡을 연습시켰다. 그때에는 한참 위의 선배 지휘자께서 레지던트. 수련중으로 너무 바쁠 때여서 실력도 안 되는 내가 지휘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음악전공도 아니고 선배처럼 노래를 아주 잘 부르거나 악기를 다룰 줄 몰랐지만 나에게도 장점은 있었다. 그것은 악보를 잘 읽을 줄 알았다는 점이다. 초견의 악보를 몇 번만 연습하면 비교적 정확하게 입으로 부를 수 있었다. 또한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음악 이론 시험에서는 항상 일등을 했었다. 대학 때에는 개인적으로 화성학과 작곡법을 공부하기도 했었다. 간단한 곡을 만들고 편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후로도 장년이 훌쩍 넘어서도 성가대 지휘를 맡아서 활동할 수 있었다. 최근 구한 옛날 음악 교과서에서 김대현의 ‘들국화’ 곡을 만나는 순간 너무도 반가웠다. 그때 당시의 4부 합창곡을 찾을 수 없었지만 단성곡만으로도 기쁘다. 같이 나누고 싶어서 NWC 파일로 만들었다.
들국화 이 노래는 우선 가사가 매우 아름답다. 대학시절에 테너 엄정행 씨가 TV에서 ‘목련화’와 이 노래를 자주 불렀는데 인기가 아주 좋았다. 나도 한 참 나이가 될 때까지 이 노래를 입에 담고 불렀다. 흰 구름이 떠 가는 가을 언덕에 흔들리는 들국화를 보라. 가슴 저리게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때는 장마전선이 몰려 와 있고, 후덥지근한 여름이다. 하지만 선선하고 파란 하늘에 단풍의 모습에 들국화 향기를 맡는 가을을 그리며 선율 위에 내 마음을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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