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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화된 우리 역사의 이름, 한국사

언제부터인가 '국사'란 과목이 '한국사'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국 사람이 배우는 과목 이름을 왜 국사라고 하지 않고 한국사라고 불러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문제를 두고 다른 예를 살펴 보면서 '한국사'라는 이름이 적절한 명칭인지 생각해보려고 한다.생활에 밀접한 어휘로 집과 한옥과 양옥, 옷과 한복과 양복, 쇠고기와 한우육과 수입육 등이 있다. 집은 모든 형태의 집을 포괄하는 상의어이고 한옥과 양옥은 하의어이다. 집의 개념이 가진 속성(내포, 개념이 지닌 성질을 열거한 것들)의 개수가 한옥이나 양옥의 개념이 가진 개수보다 적고 그 범위(외연,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넓이)는 더 넓다. 나머지 옷이나 쇠고기의 경우도 같은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집이나 옷이나 쇠고기는 당연히 일반화된 말이고 어..

넷플릭스 '아웃랜더'의 한 장면. 살인(killing)과 살해(murder)의 차이

살인(killing)과 살해(murder)의 차이​살인(ἀναίρεσις, anairesis, killing) : ‘살인’이라는 이 어휘는 성경 사도행전 8장 1절에 나오는데 여기서는 사형(선고)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살인은 의도 없는 살인이나 과실치사, 공적 사형, 살해까지 모두 포함하는 말이나 대체로 살해만은 따로 표현한다.  살해(φονός=phonos, murder) : 타인의 생명을 빼앗고자 의도적으로 하는 행위이며, 반드시 본인이 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살해를 요구하거나 청탁하거나 교사하는 행위까지 모두 포함한다. 살해는 중죄이다. 왜냐하면 생명(生命) 곧 ‘살아라’는 창조주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성경 마태복음 5장 21절에 나오는 “너희는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은..

개인의 섬세로부터 보편적 원리로 향하는 사랑- 모리 오가이의 '기러기'

개인의 섬세로부터 보편적 원리로 향하는 사랑. - 모리 오가이의 '기러기'-류우현* 밤에 깨서 폰으로 쓰다보니 오타도 많고 어색한 문장이 많았습니다. 독자님들의 양해를 바라며 일단 한 번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이 이야기는 ‘나’라는 주인공이 가미조(上條)라는 하숙집에 있을 때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나는 실제 주인공이 아니다. 하숙집 그곳에 생활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의대생들이었다. 하숙집에 함께 기거하다보면 특별히 행세깨나 하는 사람들을 보기 마련이다. 유능하게 보이는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돈도 있고, 사교성도 좋으며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 사람은 이따금 방안에 술상을 벌여놓고 주인집 아주머니에게 안주를 만들어달라고도 한다. 내가 알던 오카다는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유능한 사람이지만 앞서 말한 그런 ..

도서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그 철학적 의미

1. 소설 『파이 이야기』에서 얀 마텔의 소설『파이 이야기』는 매우 독특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인도에서 어릴 적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있던 이야기의 1부,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 캐나다로 이주하려다 난파를 당해 침몰하고 작은 보트에 옮겨 타고 표류하는 과정의 2부, 구조된 후의 결말 스토리로 된 3부로 구성돼 있다. 2부에서 이야기는 특이하다. 비좁은 구명 보트에는 다친 얼룩말,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 친근했던 오랑우탕, 그리고 리차드 파커라고 부르는 무시무시한 벵골 호랑이, 그리고 자신 파이, 이 다섯이 타고 표류하게 되었다. 먹고 먹히는 가운데 호랑이와 주인공만이 살아 남아 호랑이는 떠나고 파이는 구출된다.일본인 두 명이 보험 조사원으로 그를 찾아 온다. 그들은 태평양 한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