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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댜예프(베르자예프)의 비인간화 비판

빈자무적 2025. 3. 9. 20:37

베르댜예프(베르자예프)의 비인간화 비판(생각나는 대로 추가)

베르댜예프에 의하면 실존철학도 인간을 분리하고 파편화하여 비인간화에 일조한다고 본다. 인간의 참 모습은 신의 형상인 인격이다. 인간은 자주 낭만주의에서는 자연의 형상으로 자본주의에서는 기계의 형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인간은 결코 자연의 형상도 기계의 형상도 될 수 없다. 또 철학 영역에서 하이데거의 실존적 불안은, 불안이 불안한 인간보다 중요시된다는 것이 맹점이다. 휴머니즘도 실제로는 인간화의 본질인 인격의 형상과 거리가 멀다. 그래도 현대의 짐승주의보다 나은 것이 휴머니즘이긴 하다. 세계대전 이후에 등장한 문명화 속의 현대 짐승주의는 원시적 자연의 동물과 다르고 동물보다 못한 것이다. 기계와 기술, 자본에의 예속화와 인격화를 배제한 스탈린주의나 실존주의도 마찬가지인 짐승주의에 맞닿아 있다. 니체의 초인은 극히 희귀한 초월자로서의 인간을 요구하고, 하이데거는 모든 인격 존재를 무화시켜버린다. 실존주의와 대척점에 있는 전체주의로서 히틀러의 기독교를 잘못 적용한 아리안 종족주의적 해석이나 스탈린주의도 짐승주의에 속한다. 실존주의의 대척에 있는 자본주의의 예속도 마찬가지로 비인간화의 끝에 서 있다. 기독교는 휴머니즘과 인간화를 혼동하면서 19세기 이전의 통합적 인격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면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독교의 인간 존재의 본질은 신의 성품(모양)과 형상(틀)을 원초로서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짐승주의는 인격의 본래 통합적 형상을 분리하고 파편화시킨다. 예컨대 이런 비인간화는, 감정에만 충실한 문학이나 이성에만 골똘한 문학에서, 자기 파괴를 일삼는 철학에서 나타난다. 2014년 파키스탄에서 학교를 공격하여 104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인 사건은 이슬람의 종교적 파괴성과 비인간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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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베르댜예프의 사상을 읽다가 느낀 점을 써 보았다. 아주 조금 읽고 이렇게 쓴다는 것이 너무 오만한 생각일 것 같아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써 보아야 조금이라도 그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많은 오해를 하고 있지나 않은지~ 더 읽어보아야겠다.

확실한 것은 휴머니즘은 인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과 민주화된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머니즘은 인격주의가 아니며 귀족주의에 어울린다.

추가1. 현대의 (사회적, 정치적) 자유주의는 인간과 시민을 분리하고 권리와 의무를 분리시켰다. 진정한 자유는 인간 정신이다. 형식적 자유는 진리와 동떨어져 있고 역동적 자유는 진리 선택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의 형식적 자유주의는 지나치게 개인에 몰입되어 인격적 자유와 거리가 멀다. 공산주의자나 파시스트, 국가사회주의자, 극단적 자유주의자들은 자신의 자유를 사랑하지만 타인의 자유를 사랑할 의무를 저버린다.

추가2. 나치나 스탈린, 공산주의적 전체주의나 문명화된 자본주의적 예속하에 나타나는 짐승주의는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을 집단화하거나 분열시킨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닌다. 오늘날에는 상당히 많은 짐승주의자들이 엘리트라는 이름으로 권력의 상층부를 점유한다. 심지어 짐승주의 대통령은 미국에도 있었고 저개발국이나 개도국에도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또 생겨날지도 모른다.